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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좋아

나의 심야괴담회 2화. 죽은자의 말

by 나는오타쿠 2023.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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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쁜 부모님 때문에 시골에서 할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할아버지는 정말 내 유일한 친구였고, 부모님을 대신해 주는 존재였다.
함께 있지 않다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고, 지금도 익숙한 향을 맡으면 눈물이 난다.
할아버지는 내가 7살 무렵부터, 항상 입에 달고 살았던 말이
할아버지가 죽으면 절대 슬퍼하지 말아라였다. 
그래서 내가 놀라지 않도록 7살부터 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죽은 척을 하셨다...

어느 날 학교를 갔다가 집에 왔더니 (나는 시골이고 마당 있는 주택임)
할아버지가 집 앞 계단에 쓰러져 있는 거였다.
너무 놀라서 할아버지를 흔들고, 소리 치고 오열을 했었는데..
그게 다 할아버지의 뛰어난 연기였다 ㅠㅠ
 
그렇게 잊을 만하면 죽은 척 연기에 당했는데 
 
한 번은 리얼하게도 방과 거실 문 사이에 쓰러진 채 있어서
너무 놀라서 울면서 뛰어갔다가 
어라 이거 또 당한 거 같은 느낌에 " 바지 벗긴다."라고 하며 바지에 손을 댔더니
벌떡 일어나셨다. "00아, 할아버지가 죽으면 우리 같이 서로 알아볼 수 있는 걸 하자."
"뭐?? 나 그럼 귀신 있는지 좀 알려줘~ 맨날 가위눌리고 무서워죽겠어!!!" 
"그래, 내가 죽으면 진짜 귀신이 있는지 없는지 꼭 알려줄게."
우린 그렇게 약속했다.
 

정말 사이가 깊었던 할아버지와 나는 내가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이별을 맞았는데
그땐 진짜 세상이 끝나는 것 같고, 힘들었다.
방학만 기다리고... 전화로 할아버지 먹고 싶은 걸 물어보면 "새우버거 사와."라고 얘기해서
같은 과 동기들이 엄청 웃었던 게 생각난다.
 
그렇게 할아버지와 떨어져 대학 생활에 익숙해졌을 무렵에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바로 언니의 전화였다. 아! 참고로 나는 셋째이다. 엄마아빠가 바빠서 맡긴 막내
부모님께서 사업에 실패하시고 할아버지 집으로 와, 함께 살았다.
언니는 다급하게 "할아버지 지금 엄청 위독해.. 어떻게! 밥도 잘 못 먹어."
 
계속 괜찮았는데 갑자기 몸 상태가 안 좋아지신 할아버지
급하게 집에 가서 할아버지를 보고 왔는데, 너무 야윈 우리 할아버지를 보니
가슴이 미어졌다. 그날 밤, 할아버지 옆에서 잠이 들었는데 
가뿐 숨을 내쉬는 할아버지를 보니.. 느낌이 왔다.. 할아버지와 이별할 때라는 걸

해가 진 강위의 뜬 보름달이 슬픔을 느끼게 한다.
강위의 보름달

 
그리고 다음날, 졸업 논문 준비로 바빠 바로 학교로 떠났고
3일 뒤 할아버지 생각에 뒤척이던 나는 막걸리를 사서 한통 마시고 겨우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 우리 집 옆의 예배당이 나오고, 나는 신발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중, 파란색 고무신이 너무 낡았는데 바로 할아버지가 잘 신던 고무신이었다.
새로 사줄 생각에 밖으로 던지고 신발 정리를 하는 중에
전화벨 소리에 새벽에 깨게 되었다.
언니였다... "00아, 어떻게.. 우리 하부지... 하늘나라 갔어.."
"뭐???? 정말이야??"
"00아.. 잘 지내라고 손도 흔들어주고 양손을 잡고 눈감고 편하게 갔어.. 그래서 더 슬퍼"
나는 새벽 첫 차를 타고 집으로 갔고, 친척들은 모두 내 눈치를 보며 울고 있었다.
모두 내가 쓰러질 까봐 엄청 걱정들을 하고 있었는데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하라며, 나는 안방에 누워 있는 할아버지 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눴다.. 눈물이 너무 나서 할아버지 얼굴에 떨어졌는데... 할아버지 신체에 안 좋을 거 같아
급하게 닦았다.. 너무 슬픈 건... 할아버지 뒤통수가 아직 까지 따뜻해서.. 계속 안고 울었다.
"약속 꼭 지켜, 나 기다린다.. 나 지켜줘.."라고 이야기하고 할아버지의 염하는 모습까지 지켜봤다.
꽃상여로 할아버지를 가족산에 묻고.. 우리도 돌아왔다. 나는 그래도 계속된 연습 때문인지
할아버지를 보낼 때 담담했다. 다른 가족들은 난리도 아니었다.
 
다시 졸업 논문 때문에..  급하게 와서 
준비를 하고, 정리를 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내가 누워있는 이불 앞 거울에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뭔가 뒤집어쓴 사람이었는데, 하..... 아직도 소름이 돋는 게
염한 우리 할아버지가  창문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거울을 통해서 봤다는 거다. 그렇게 일주일을 내 꿈에 나와서 나를 괴롭게 했는데
마지막에 참다 참다 "이제 그만 좀 해, 할아버지 생각 더 이상 안 할 거니까, 나타나지 좀 마!!"
라고 했더니, 다음부턴 꿈에 나오지 않았다는 거다.

빨간색 조명에 여러가지 천이 어울러진 성황당의 모습
붉은 핏빛의 성왕당

 
그렇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졸업을 한 뒤,
집에서 국가고시 합격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는데
꿈속에 오랜만에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너 뭐가 그렇게 힘들어서 그래??"
"내가 좋아하는 오빠가 날 안 좋아해.. 나만 더 좋아해.. 그래서 너무 힘들어."라고 말하면서
평소와 같이 고민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탄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누워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할아버지는 죽었는데.. 이 탄 냄새는 할아버지 옷을 태웠을 때, 맡았던 냄 새였던 거다.
그 순간 정신이 들면서.. 무서웠는데, 내가 무서워한다는 걸 할아버지 알면 서운 할까 봐
아무렇지 않은 척 " 나 그 오빠랑 헤어지려고.."라고 얘기했는데
갑자기 "00아.. 너 기억나니, 내가 죽으면 너한테 알려주기로 한 거"
순간 너무 놀라서 "그거?? 왜??"
"약속했잖아.. 할아버지가.. 00아, 귀신은 있어.. 귀신은 바로 이래."라고 말하며
나를 쳐다보는 눈을 마주쳤는데 " 귀신은 이렇게 사람얼굴을 하고, 그리운 얼굴을 하지만 자세히 보면 눈이빨개."

그러고는 가위에 눌려 버둥대다 깨어났다..
 
하.. 약속을 지켜줘서 너무 고마운데ㅜㅜ 이렇게 무섭게 해야 했어??????
코믹하게 나타나 주지.... ㅠㅠ
할아버지 말대로면 정말 귀신은 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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