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당이 죽음을 맞았을 때, 장례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써보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아버님께서 해준 이야기로, 전에 글에도 언급했듯이 태고종 절을 운영하시는 주지 스님이시다.
한국 불교 태고종은 대처승(결혼한 사람)을 인정하는 종단이다. 그래서 난 그 스님의 며느리다.
여기서 잠깐 우리나라에서 3개의 불교 종단을 인정하는데 바로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이다.
지금 쓰려는 이야기는 아버님이 불교대학을 나와 절을 세우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이다.
의정부에 아주 유명한 무당이 죽었는데, 그 무당의 장례를 집도해 달라는 의뢰를 받으셨다고 한다.
아버님 말씀으로는 무당은 신기가 있고, 신을 모셨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일반인이 장례를 치르면
큰 화를 입거나, 좋지 못한 일이 생긴다고 한다. 집정리 같은 경우도 잘 안 해 준다고 한다.
아버님은 초기 자신이 있었고, 한 번도 안 해 본 일이지만 배웠기 때문에
친한 동료 스님 2분을 초빙해서 무당의 천도제를 지내고자 했다.
그리고 무당의 천도제로 천만 원을 받으셨다고 한다.
천도제를 지내고, 마지막으로 무당이 쓰던 신기 있는 무구와 옷 물품 등을 아버님 절에 있는 땅에 포클레인으로 파서 묻은
면서 제사가 끝났다고 한다.
그 후, 한 스님은 자고 간다고 아버님 절에 머무르고 한분은 차를 몰고 가셨다.
그날 밤, 법당에서 염불을 외우고 취침에 들었던 아버님은 잠에 들었는데 갑자기 모든 절이 어두워지고
법당과 아버님 방에 연결되어 있는 문이 벌컥 열리더니, 피를 흘리는 아주 큰 호랑이 한 마리가 아버님의 팔을 덥썹 물고
놔주질 않았고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워하다가 소리를 지르면서 일어나셨다고 한다. 호랑이는 불교에서 산신으로 통하는
데 아버님은 뭔가 잘못된 것을 느꼈고, 옆 방에서 주무시고 계시는 다른 스님을 확인하기 위해 문을 열었는데
그 스님은 낮은 나무 침상에서 주무시고 계시다가 떨어져서 다리가 두 동강이 나셨고, 응급실에 실려가셨다.
아버님은 법력이 다른 분 보다 강하고 (기가 진짜 쌔심) 평소 꿈 한번 꾼 적이 없던 분이었는데
등짝과 머리에서 식은땀이 났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차로 떠난 스님께 연락을 했는데, 그 스님은 차를 몰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크게 당해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걱정할까 봐 연락을 못했다고.....
순간 아! 무당의 천도제에 문제가 있다. 뭔가 내가 잘못했구나 싶었고 아직 출타 한지 얼마 안 된 스님 3명이서 한 것이기 때
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인가 싶었고, 땅에 묻은 무당의 무구들이 신경이 쓰이셨다고 한다.
아버님은 바로 법력이 높은 스님 9명을 초빙해서 무당의 천도제를 다시 진행하셨다.
포클레인으로 다시 땅을 파서 무당의 무구를 전부 꺼내, 무구에도 천도제를 진행했다.
9명의 스님이 일제히 천도를 바라는 염불을 외웠고, 모든 제사가 끝난 후 무당의 무구를 다시 땅에 묻었다.
그 후, 무서운 꿈도 나쁜 일도 생기지 않았고
대무당이었던 사람을 출타한 지 얼마 안 된 스님이 천도하기에는 너무 버겁고
힘들 일이란 걸 알았다고 한다.
무당은 천도가 되었지만 신이 들어있는 무구들의 천도를 하지 않았으니 ㅠㅠ
그런 재난을 받은 거 같다.
이 일이 있고, 너무 놀라셔서 몇 해를 무당 천도를 못했다고 한다. 정말 무서우셨다고 지금 까지 얘기하시는 거 보면
신기가 든 물건을 천도하는 데에는 법력이 진짜 필요하구나라고 느꼈다.
내가 스님 며느리로 있으면서 느낀 건, 법력이 쌘 분은 그냥 눈으로 보면 느껴지고 죄진 것도 아닌데 눈도 못 마주치겠고
그렇다. 사실 좀 죄진 것도 있는 거 같기도 ㅋㅋㅋㅋㅋㅋ
여하튼 나는 살면서 무당 장례는 그냥 아무나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 아~~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게 참 많다 싶고
절에서 듣는 이야기들이 너무 흥미진진해서
다음에도 아버님께 들은 이야기들을 적어 봐야지 ㅎㅎ
그리고 천도제라는 거
참 좋은 거 같다. 좋은 곳으로 가라고 빌어주는 게
얼마나 위안이 될까
무당은 죽어서 고통에 산다는 말을 들었는데
고통받지 말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내가 되고 싶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선택받은
특별한 사람인 거니까
천도제를 통해 좋은 곳으로 가시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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